네이버 메일을 확인하는 도중, 묘한 스팸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아래 처럼 여느 스팸 메일과 다름 없이 대출 관련 이미지가 떡하니 붙여 있는가 싶더니만, 아래에 뭔가 구수한 하지만 눅눅한 삶의 냄새가 풍기는 문학적인 문구가 있지 않겠습니까?

뭘까...
모골이 송연하도록 죽음이 두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모골이 송연하도록 죽음이 두려웠던 시절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돈의 마수에 걸려 죽음의 악취가 목 젖까지 켜켜하게 풍겨오르는, 그러다가 대출로 새로운 빛(?)을 보았다거나...
그렇게 대출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너무나도 진지하고 문학적이고 나의 감성을 간지럽히는 글이었다.

소설인가? 수필인가, 산문 시인가?
그렇게 궁금함으로 무작정 스팸 메일에 뜬금없이 엎여온 귀한 글귀를 한토시 틀림없이 네이버 검색창에 copy & paste...

곽흥렬님의 두려움이라는 짧고 간결한 수필 한집이 검색되었으며, 영남수필문학회라는 인터넷 문인 동호회 사이트의 게시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이윽고 몇 가지 올라온 따끈한 수필들도 접해볼 수 있었다.
무언가 따뜻한 커피향 처럼 봄향기 그윽한 아지랑이처럼 내 속의 뭉클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맥주 한캔을 한 셈이라, 꿀렁거리며 올라온 신물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엔 너무나도 좋은 글들이다.


스팸 메일이 인도한 오랜만의 문학적인 감성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팸 메일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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